그전 글에서 설명하였듯 먼저 칩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필자는 SMD 납땜을 하는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았으므로 열풍을 사용하는 작업은 할 수 없었다. 따라서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가운데 검은 칩을 분리하는 대신 검은 칩을 포함한 칩 모양의 기판 전체를 떼어내기로 하였다.
ROM으로 추청되는 두 개의 칩을 완전하게 떼어낸다.
2. 분석
눈으로 보이는 칩의 납땜 상태는 정말 약해보였다. 칩과 아래 기판은 얇은 납 브릿지로 연결되어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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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
그 외 추측으로는 다음의 두 가지를 들었다.
- 칩을 납땜하는 부분의 모양이 SOP형태를 띄고 있기에 SOP의 다리부분 까지만 패드가 짧게 뻗어 있을 것이다.
- 기판의 냄새가 고약했던 만큼 원가절감을 위하여 저렇게 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바깥쪽의 납만 solder wick으로 흡수해 주면 잘 떨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바로 작업에 옮겼다.
3. 계획
- 다리 주변의 납을 solder wick으로 흡수한다.
- 칩을 떼어낸다.
4. 실행
4-1. 순항?
납을 흡수하는 작업은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기판에 플럭스를 바르고, wick을 그 위에 갖다댄 뒤, 납인두로 누르고 슬라이딩 하듯이 몇번 나눠서 해주면 흡수가 완료된다. 기판 앞쪽의 여러 부품들은 방해가 되어 전부 먼저 떼어내고 진행하였다.
그런데 왜인지 칩은 잘 떨어지지 않았다. 아마 칩과 기판의 패드에 남은 적은 납이 붙들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면도날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칩과 기판 사이를 가로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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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그 자체) |
그러나 실패이다. 칩의 패드가 기판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기판과 칩의 패드가 안쪽까지 확장되어 있었다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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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
칩의 패드가 전부 떨어져 수습은 힘들어 보였다. 여기서 포기하기는 일렀기에 저 검은 칩을 떼어내서 아래에 전선이라도 연결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며 검은 칩을 어떻게든 열로 떼어냈다. (말도 안되는 짓이다. 하지 않는게 좋다)
이것도 패드가 너무 작아서 납땜하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리고 떼어내면서 아마 칩 아래의 패드까지 손상시킨 것 같다. 망했다.
4-2. 다른 방법
그래도 아직 오른쪽의 칩이 남아있었다. 왼쪽 칩 아래 기판의 "PRO" 표시로 봐선 아마 방금의 것이 PRG-ROM이었고, 오른쪽은 게임 그래픽이 들어있는 CHR-ROM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칩을 기판에서 완전해 분리하는 건 어렵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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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을 기판에서 분리할 수 없다면.. 기판에서 칩을 분리하나?) |
그때 방법이 하나 떠올랐다. 칩을 완전히 고립시켜 마치 칩을 떼어낸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여기서 할 일은 칩으로 오가는 모든 trace를 끊는 것이었다. 기판 자체가 약했기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칼로 잘라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다른 문제가 있다. 칩 반대편의 에폭시 방울에 연결된 trace중 일부는 에폭시 덩어리 아래에 있을 것이었다. 참고로 이 에폭시 방울은 저 검은 칩과 같은 소재의 물질이다. 다른 말로는 잘라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때 또 유튜브에서 DIP칩을 만드는 과정을 정리한 영상을 본 기억이 났다. 분명히 가운데 실리콘 칩이 들어가고 얇은 전선을 그 칩에 납땜하여 바깥 핀들과 연결시키는 작업이 있었다. 이 에폭시 방울도 분명히 비슷할 것이다. 이것에 대해 더 검색해보니 이런 에폭시 방울은 칩을 손상시키지 않고 분리하기가 힘들어 복제 방지를 위해 하는 경우도 있다는 말도 나왔다. 그렇다면 저 방울 아래의 trace를 잘라내기보단 저 방울 전체를 떼어내어 아예 칩과의 모든 연결을 분리하는 방법이 더 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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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튜브 링크) |
한번 저 방울을 떼어내는 영상을 찾아보니 열풍기로 바람을 쬐며 칼로 도려내면 잘 떨어지는 듯 하였다. 마치 압축한 케익을 덜어내는 느낌이었다. 열풍기는 없었으므로 대신 불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대신 너무 뜨거워지면 반대편의 칩이 손상될 수가 있으므로 반대편 온도를 손가락으로 계속 체크하면서 살짝씩 불을 쬐여주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방울을 칼로 조금씩 도려내었다. 잘 안될 때에는 납인두도 같이 사용했다.(다른 팁을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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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우아한 방법은 아니다) |
시간이 흐르고 방울 아래의 실리콘 칩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예상과 다르게 마름모 모양의 배치였다.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전선이 있을 모서리들을 공략하여 뜨거운 납인두로 열심히 긁어댔다. 그런 전선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까지 계속 진행하다 끝냈다.
앞면은 방울 제거 작업 전에 이미 해둔 상태였다. 칩 아래로 지나가는 trace는 잘라내지 못하였지만 뒷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하면 그런 trace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5. 결론
왼쪽 칩은 실패하였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였다. 오른쪽 칩은 기판의 trace를 최대한 끊어 기판과 전기적으로 분리하였다. 그렇다고 믿는다.
6. 과제
- 왼쪽 칩을 잃었으므로 이대로 가면 프로젝트는 반쪽짜리가 되어버린다. 따라서 다른 게임기를 구해야 한다.
- 다음 순서는 오른쪽 칩의 덤핑이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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